2012. 10. 30. 16:18ㆍ카테고리 없음
이 이야기는 제 친구 성인이의 이야기입니다.
저희 학교 중앙도서관에는 언제부터인가 솔로들의 염장을 지르는
사랑 고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습니다.
중앙도서관 계단에 색깔있는 스티커를 붙여서 사랑을 고백하는 거죠.
가까이서 보면 글씨가 잘 안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보이는 카드섹션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요.
얼마 안 있으면 군대에 가야했던 제 친구 성인이도
여자친구와의 300일을 위해 이 이벤트를 하기로 결심했죠.
하지만 처음에는 학교에서 이런 행동을 귀엽게 봐 주었지만,
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경비아저씨들의 단속이 심해졌어요.
그래서 이 이벤트를 하려면 밤에 몰래 붙이는 수 밖에 없었죠.
저도 반 강제로 이 이벤트에 동참하게 되었답니다.
날씨는 춥고, 밤이라 잘 보이지도 않고, 스티커 붙이기가 만만치가 않더군요.
저는 성인이 여자친구의 이름의 첫 글자를 맡았습니다.
성인이 여자친구는 이름은 바로 "이보라"~~
그렇게 저희는 혹시라도 경비아저씨께 걸리지는 않을까 마음을 조리며 스티커를 붙였죠.
다음날, 성인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.
"야, 이게 뭐야? 빨리 와서 스티커 떼. 다 망했어, 진짜~~.
나 이제 어떻게 얼굴들고 학교다녀~~"
전 추운데 기껏 도와줬더니 고맙다는 말은 못할망정 무슨일인가 하고,
황급히 중앙도서관으로 가 보았습니다.
중앙 도서관 계단에는 이런 문구가 붙여져 있었습니다.
"성인 ♥ 브라"
제가 그만 "보" 자를, "브" 자로 붙이고 말았던 것입니다.
너무 춥고, 깜깜하고, 급하게 붙이다 보니ㅠㅠ
성인이의 여자친구는 대놓고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,
그래도 고맙다며, 많이 창피해했다고 합니다.
다른 학생들은 그 계단을 보며, 어떤 변태가 저런 짓을 했냐며 민망해 했구요.
그 이후로 제 친구는 종종 "성인 브라(?)"로 불리곤 합니다.
그래도 최성인, 이보라 예쁘게 오래오래 잘 사귀어라~~ 그땐 정말 미안~~
나중에 제대로 다시 붙여 줄께~~